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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사이버 지옥 : N번방을 무너뜨려라, 지옥은 멀리 있지 않다

by 율무보리수수 2022.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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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사이버 지옥 : N번방을 무너뜨려라

넷플릭스에서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다큐멘터리는 굉장히 잘 만들었다는 생각과 동시에 N번방 사건의 실체를 알게 되고 굉장히 놀랐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N번방이 어떻게 세상으로 드러나게 됐는지부터 시작하여, N번방의 주동자 등을 잡기까지의 과정을 나타낸 다큐멘터리입니다. 굉장히 사실적으로 가해자들이 어떤 행동을 해왔는지 보여줍니다. 저는 이 다큐멘터리를 보기 전에는 부끄럽게도 N번방은 몰래카메라를 유포하는 성범죄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정말 지옥이었습니다.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알아낸 후 그 개인정보를 텔레그램에 있는 수천, 수만 명의 사람들과 공유하고 그 사람들은 피해자의 집주소를 스트리트 뷰로 캡처해서 올린 뒤 피해자의 집을 가겠다고 조롱하며 협박합니다. 그리고 N번방 주동자는 개인정보를 빌미로 피해자를 협박하여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올리라고 협박한 뒤, 그런 사진과 영상을 텔레그램 방에 공유합니다. 심지어 텔레그램 방은 유료로 운영하고 있어 더 많은 돈을 지불할수록 이런 영상과 사진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사람을 아득하게 만들었습니다. 피해자에게 요구하는 사진이나 영상은 단순히 성적인 내용이 아닌 어떻게 보면 좀 엽기적이라고 볼 수 있는 행동을 요구했는데, 이런 행동을 요구함으로써 가해자는 무엇이 즐거웠는지 이런 성착취물적인 영상을 같이 공유한 사람들은 대체 이런 것을 왜 돈을 내고 볼 정도로 궁금했는지 사실 저는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런 텔레그램 방에 돈을 내고서라도 들어가고 싶은 사람들이 저렇게 많았다는 것에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였습니다. 또한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라는 사실도 믿기 힘들었습니다. 여러 기자들과 추적단 불꽃의 끈질긴 추적과 경찰의 도움으로 결국 박사와 갓갓을 잡는데 성공은 했지만, 사실 이들이 경찰에 잡힌 후 인터뷰를 한 것을 보면 뉘우치고 있지는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찰에 잡힌 후 "내 안의 악마를 멈춰주어서 감사하다"라는 말을 했는데 본인이 한 행동이지만 이건 본인의 의지로 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인가? 무슨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것인지 정말 한숨만 나올 뿐이었습니다.

N번방 사건은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말 혐오스러운 범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 N번방 사건일 뿐, 계속해서 이런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 슬프고 안타깝고 믿기지 않고 그렇습니다. 어쩌다가 이런 범죄를 저지르고도 범죄라는 생각이 없이 계속해서 이런 텔레그램 방을 만들고 공유하고 또 거기에 돈을 내고 수많은 사람들이 가입을 하고 있는 걸까요? 생각이 많아지게 만드는 다큐멘터리이면서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을 짚어주는 좋은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합니다.

 

 

 

N번방 사건에 대해 아쉬운 점들

우선 1차적으로 처음에 한겨레 신문사에서 힘들게  취재를 한 후, 신문 1면에 어렵게 보도를 했는데 이슈가 전혀 안되었다는 점이 제일 아쉬웠습니다. 이렇게 사람들 뇌리에 묻힐 사건이 아닌데도 그냥저냥 흘러갔다는 사실이 이 범죄를 더 키우고 피해자가 더 많아진데 일조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자들 인터뷰를 보면 처음 제보를 받았을 때 그냥 흔한 성범죄라서 이슈가 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가 N번방을 들어가 보고 이게 그냥 알던 성범죄랑은 다르다는 걸 알고 취재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세상에 흔한 성범죄라는 게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는 현재 성범죄가 너무 당연시되는 상황에서 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2번째로 아쉬웠던 점은 가해자들에 대한 약한 처벌입니다. 처벌의 강도가 약하다는 건 늘상 있어왔던 비판이긴 합니다만, 이런 약한 처벌이 계속해서 이런 범죄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거 해봤자 처벌 아무렇지 않다는 사실이 이런 범죄뿐만 아니라 스토킹 범죄 등을 유발하는 게 아닐까요. 네가 나를 신고했기 때문에 내 인생이 망가졌고, 어차피 나는 처벌받아봤자 금방 풀려나니, 차라리 너의 인생이라도 망치겠다는 그런 마음이 너무 팽배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N번방의 가해자들의 형량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갓갓 문형욱만 42년형 정도로 높은 형량을 선고받았을 뿐 나머지 주동자들의 경우 5~15년 정도를 선고받았습니다. 그리고 N번방으로 구속된 사람은 3천 명이나, 피해자의 수는 총 880명으로 이중에는 미성년자 16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그 방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이 전부 처벌받지 않았는데 그 부분도 아쉽습니다. 사실 그 방에 일단 들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사람은 범죄를 방조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도 모조리 처벌을 받는 것이 합당하지 않나 싶긴 하지만, 사건의 심각성에 비해서는 너무 약한 처벌인 것 같긴 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은 아직까지도 재발방지책이 딱히 없다는 것입니다. N번방 사건 이후, 세계적으로도 이런 류의 범죄가 증가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계속해서 제2의, 제3의 N번방이 생겨나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어떻게 해야 이런 사건이 다시는 안 일어날지는 모르겠다만, 우리나라가 성범죄나 스토킹 범죄에 관대한 것은 사실이고 이런 범죄를 막기 위해 좀 더 강력한 처벌과 대책을 마련하다 보면 그래도 이런 류의 범죄가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가져봅니다.

지옥은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아직까지도 N번방같은 텔레그램 방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방을 만들고, 또 그런 곳에 유료로 가입하는 건지 저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런 지옥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이런 일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자기 자신이 소중한 만큼 타인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의식하면서 살기를 바랍니다. 누가 누구 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다 평등한 사람이고 어느 누구도 타인을 멋대로 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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