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예정 아파트를 타고 바다를 표류하는 아이들
넷플릭스 신작인 일본 애니메이션 표류단지라는 영화에 대한 후기입니다.
초등학생인 나츠메와 코스케는 소꿉친구로 어렸을 때부터 절친한 사이였지만, 코스케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사건을 계기로 어딘가 모르게 서먹해집니다. 축구동아리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을 같이 했던 둘이지만, 나츠메는 코스케와 조금씩 거리를 두기 시작합니다. 코스케는 다시 나츠메에게 다가가고 싶어 하지만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이 둘은 어렸을 때 한 아파트에서 살며 늘 함께 지냈는데요, 이 아파트는 이제 철거 예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현재 이 아파트에서는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들 정도로 음산합니다. 그리고 여름방학을 맞게 된 날, 코스케는 아파트에 나오는 귀신을 잡자는 친구들의 등살에 떠밀려 예전 본인이 살던 아파트로 몰래 들어오게 됩니다. 친구들과 함께 빈 아파트를 돌아다니며 예전 살던 곳을 구경하는 코스케. 그런데 옷장을 열자 거기서 낮잠을 자고 있던 나츠메를 발견하게 됩니다. 나츠메는 본인이 이 아파트에 자주 놀러 오며 아파트에는 놋포라는 아이도 있다고 옥상으로 친구들을 데리고 갑니다. 그리고 옥상에 있는 친구들을 본 레이나와 주리라는 친구도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갑니다. 사실 레이나는 코스케를 좋아하고, 나츠메를 좋아하는듯한 코스케의 모습을 보며 나츠메에게 약간의 악감정이 있습니다. 레이나는 코스케와 함께 있는 나츠메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투게 되고 그 순간 갑작스레 비가 쏟아집니다. 비가 그치고 나니, 아이들은 이 아파트가 망망대해에 떠다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패닉에 빠진 아이들, 나츠메는 그런 친구들에게 사실 자기는 이 아파트에서 종종 이런 경험을 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고 일어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여줍니다. 그러면서 아파트에 있는 컵라면 등 비상 식량을 보여주죠. 그리고 놋포라는 친구도 등장합니다. 놋포가 어디서 온 아이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놋포도 자연스레 아이들과 함께 아파트에서 머물게 됩니다. 그러나 며칠 밤을 지새워도 계속해서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는 아이들. 레이나는 이 모든 게 나츠메의 탓이라며 화를 내지만, 친구들의 설득과 만류로 마음을 가라앉힙니다.
바다 멀리 아이들이 살고 있는 곳이 보이는 것 같기는 하지만, 아무리 가도 닿질 않습니다. 그리고 바다에는 아이들이 잘 알던 동네에서 철거된 백화점나 건물이 지나가기도 합니다. 대체 이 바다는 무엇인지,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 놋포에게 코스케는 화를 내게 되고 놋포는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 알려줍니다. 놋포는 이 아파트와 평생을 함께 있었다며, 그곳에서 즐겁게 노는 코스케와 나츠메가 좋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늘 코스케와 나츠메의 웃는 모습을 보고 싶고 바라왔다고 말합니다. 믿기지는 않지만 놋포는 이 아파트의 정령, 요정과도 같은 존재인 것 같습니다. 놋포는 원래 이 바다는 자신 혼자 왔어야 했던 것 같은데, 자신의 욕심으로 너네들까지 같이 오게 한 것 같다며 사과를 합니다. 진실을 알게 된 아이들은 이제 본인이 살던 곳으로 가려고 노력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과연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지, 그리고 나츠메와 코스케는 예전과 같은 관계로 회복이 될 지 자세한 내용은 영화를 통해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추억은 추억 속으로
넷플릭스 영화 순위권에서 표류단지를 봤을 때, 영화 소개를 보고 무섭지는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아파트를 타고 아이들이 바다를 표류하다니, 현실적으로 식량 때문에 서로 싸우고 아포칼립스적인 소재가 나올까 봐 무서워하며 영화를 보았는데 다행히 그런 류의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아파트를 타고 바다를 표류하는 장면이 좀 길다고 느껴지긴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어요.
놋포가 본의 아니게 아이들을 데리고 바다로 가게 된 것, 나츠메가 계속해서 철거 예정인 아파트에 혼자 간 것은 모두 과거 좋았던 기억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그 추억을 계속 기억할 수 있다면, 추억과 관련된 물리적인 것은 보내버려도 괜찮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내 머릿속에서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게 제일 중요한 것이지, 물리적인 것은 그냥 상징적인 것이잖아요. 조금씩 미련을 버리고 놓아주는 연습을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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