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을 놓치지 말자
지브리 영화로 제가 이 영화를 처음 봤던 것은 중학교 2학년 시절입니다. 처음 이 영화를 보고 지금 생각하면 약간 우습긴 한데, 좀 더 일찍 봤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15살도 결코 많은 나이가 아닌데도 뭔가 더 일찍 이 영화를 보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이 영화는 청소년기의 소녀, 소년이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영화입니다.
주인공 시즈쿠는 학교 합창부가 부를 외국곡의 가사를 자국 언어로 지어줄 만큼 글솜씨가 있는 학생입니다. 시즈쿠의 친구는 시즈쿠가 쓴 가사에 놀라워하지만 시즈쿠는 그냥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작문에 소질이 있는 시즈쿠는 학교 도서실에서 책을 자주 빌려 읽고, 그녀가 빌려 읽는 책 속에 도서카드를 살펴보다가, 자기가 빌려보기 전에 이 책을 빌린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이름의 주인공은 세이지라는 소년. 시즈쿠는 세이지에게 호감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시즈쿠는 전철에서 만난 고양이가 신기하다고 여기고 고양이를 따라가다가 한 골동품 가게에 들어가게 됩니다. 골동품 가게의 주인인 한 할아버지를 만나 재미난 골동품을 보며 할아버지에게 여러 이야기를 듣게 되고, 또 거기서 굉장히 멋진 골동품인 고양이 바론 남작을 구경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골동품 가게에서 나중에 도서카드에서 알게 된 세이지를 만나게 됩니다. 알고 보니 세이지는 골동품 가게 할아버지의 손자로, 골동품 가게 지하 공방에서 바이올린을 만드는 연습을 하며 나중에 바이올린을 만드는 장인이 되고자 하는 소년이었습니다. 시즈쿠와 세이지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호감을 느끼고, 시즈쿠는 바이올린 장인이 되기 위해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겠다는 확고한 꿈을 가진 세이지를 보고 자극도 받습니다. 그리고 본인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세이지는 이탈리아로 수습생 생활을 체험하기 위해 2달간의 단기 유학을 떠나고, 시즈쿠는 그 기간 동안 소설을 써보기로 결심합니다.
시즈쿠는 골동품 가게에서 봤던 고양이 바론남작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쓰는데 열중합니다. 시험기간인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소설을 쓰는데 정신이 없습니다. 학교 성적까지 포기해가며 소설을 결국 완성해내고, 골동품 가게 할아버지에게 제일 먼저 소설을 보여드리긴 하지만 시즈쿠는 자신의 첫 작품이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할아버지는 그런 시즈쿠를 위로하며, 시즈쿠는 아직 꿈을 꾸는 단계일 뿐 아직 완성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위로합니다.
그리고 2달이 지난 후 세이지는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고 시즈쿠와 재회를 하며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지브리 영화 특유의 감성이 묻어난
이 영화는 지브리 영화이긴 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아닌 콘도 요시후미 감독의 작품입니다. 물론 지브리 영화인만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기획, 콘티, 각본에 참여하기는 했습니다.
콘도 요시후미는 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후계자로 자라고 있었는데, 지병으로 일찍 세상을 떴고 이 영화는 콘도 요시후미의 첫 번째이자 마지막 영화가 되었습니다. 이부분이 참 아쉽네요.
저는 지브리 영화 중에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제일 좋아하는데, 콘도 요시후미 특유의 감성이 담긴 영화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니 너무 아쉽습니다.
지브리 영화답게 특유의 지브리 색감과 그림체가 무언가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그리고 극 중 시즈쿠가 번안한 곡인 Country Road라는 노래가 영화의 OST로 극 중 많이 나오는데, 이 노래 선정도 지브리 특유의 감성하고 되게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지브리의 영화는 사람을 여름의 푸릇함 속에서 추억을 상기시키는 그런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감성을 제일 잘 표현해낸 영화는 귀를 기울이면이 아닐까요.
찾아보니 얼마 전에 실사화로 영화가 다시 제작되었다는데, 실사화 영화도 시간을 내서 봐야겠어요.
늦었다라는 건 없지 않을까
처음 이 영화를 봤었을 때, 앞서 말하기도 했지만 저는 좀 더 일찍 봤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왠지 이 영화를 좀 더 일찍 봤다면 더 무언가 시도해보고 내 10대는 결과가 안 나오더라도 이것저것 해보는 시기라고 저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15살도 무언가를 계속해서 시도하고 내 꿈을 찾는 나이였을텐데요. 그리고 이제 성인이 되어 다시 이 영화를 보면 지금도 늦은 건 없다고 생각이 드네요.
SNS를 보다가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은건 아역배우 말고는 없다는 말을 보고 미소 지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무엇을 시작하기에는 늦은 게 없다는 말이 맞다고 생각이 듭니다. 살면서 매일매일 새로운 것들이 나오고, 아무리 배우고 배워도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윤여정 배우님이 어느 TV프로에서 했던 본인도 이 나이가 처음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매일을 처음 겪어보는 나이에서 삶을 맞이합니다. 그 말인즉슨 우리는 무언가를 늘 시도해보고 배울 수 있는 나이라는 의미 아닐까요. 물론 10대 때보다 열정이 좀 덜할 수도, 체력이 부족해서 무언가를 이루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늦은 나이라는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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