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얼 블링 링 할리우드 절도사건, 실제 할리우드 스타를 대상으로 한 절도사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3부작으로 한 화가 1시간이 넘지 않게 짧고 스피디하게 구성되어 있다. 2007~2009년 LA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이 할리우드 스타들의 집을 무단침입하여 가방, 현금, 보석 등 집에 있는 물건들을 절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것도 무려 1군데 집이 아니라 4~5군데의 집을 무단침입했고, 절도한 장물들의 금액은 약 300만 달러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실제 사건 가해자 2명(닉, 알렉시스)과 이들의 사건을 담당했던 변호사, 수사관, 판사, 검사 등의 인터뷰와 그 때 가해자들이 저지른 사건에 대해 설명한다. 어린 나이의 아이들이 어떻게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었는지가 굉장히 놀라웠고, 이 가해자들이 피해자인 할리우드 스타들(패리스 힐튼, 린제이 로한, 올랜도 블룸 등등)에게 죄의식이 당시에는 없던 점도 놀라웠다.
그 때 가해자 소년, 소녀들은 명성을 얻고 싶어했던게 이 일이 발생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아닐까 싶다. 당시 오스본 패밀리에 대한 리얼리티 쇼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그 이후 패리스 힐튼이나 카다시안 패밀리들의 리얼리티 쇼가 범람하기 시작했고 소위 말하는 "셀러브리티" 라는 개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배우나 가수, 모델처럼 능력이 아닌 단순히 사람들의 관심만으로 유명인이 되면서 새로운 개념의 연예인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스타들을 동경했던 10대 소년, 소녀들은 이렇게 또 다른 길을 통해 자기도 유명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주동자 중에 한명이었던 닉은 처음에 절도를 시작했을 때 자기의 자존감은 낮았었고, 자신의 성정체성을 파악한지 얼마 안됐었다. 그랬기에 다른 주동자 한명인 레이첼이 절도를 먼저 하자 했을 때, 이 우정을 잃을까 두렵기도 한 마음에 절도를 같이 시작한 것 같다. 그리고 후에는 자신들의 범죄가 걸리지 않고, 동경하던 스타의 집에 가면 수많은 값비싼 물건들이 있는데 내가 이거 가져간다고 스타한테는 아무런 타격을 입히지 않을거라는 생각으로 죄의식이 희미해져 갔고 이들의 범죄는 대담해져 갔다.
인터뷰에 응한 또 다른 가해자 알렉시스는 닉이 절도할 때, 단 한곳만 따라간 소녀다. 이 당시 알렉시스의 엄마는 모델 출신이기도 했고 할리우드와 같은 연예업계에서 본인의 자식들이 유명해지기를 바랬다. 알렉시스 역시 할리우드에서 성공하고 싶었고. 그리고 마침 이 절도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시점에 카다시안 패밀리의 리얼리티 쇼와 같이 알렉시스의 자매들을 대상으로 한 리얼리티 쇼를 찍기로 계약했다.
마침 첫 촬영날이 우연히도 경찰이 알렉시스를 체포하기위해 집에 찾아온 날이다. 처음에 제작진들은 이 리얼리티 쇼를 1화만 시험삼아 제작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 날 알렉시스가 체포되기 시작하면서 여러 편의 방송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제작진은 경찰이 찾아와 알렉시스를 체포했을 때 이게 우리 쇼의 방향이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알렉시스, 닉 외에 다른 가해자들은 모두 경찰에 체포되었고, 적절하다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모두들 처벌을 받았다. 사실 이 가해자들만을 뭐라고 할 수 없는게, 가해자들의 변호사 중 한 명은 인터뷰에서 사실 자기도 그 때 야심이 있었기에 유명세를 어느 정도 원해서 리얼리티 쇼에서 말도 안되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 사건은 당시에 엄청 화제여서 엠마 왓슨이 주연으로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한 번의 절도사건에만 참여한 알렉시스 역할을 엠마 왓슨이 맡아서 이 사건의 주동자처럼 영화에서는 그려졌다. 그리고 이 사건을 담당한 수사관이 돈을 받고 이 영화의 자문역할을 맡아 수사관 역시 명성을 얻기를 원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증명한다.
인터뷰에 나왔던 검사의 말처럼 LA식의 그리스 비극과도 같은 사건이 아닐까.
사실 지금 우리가 만든 문화가 가해자들을 만들어낸게 아닐까
마지막에 닉의 최종 변호사가 인터뷰했던 말들이 기억이 남는다. 이 사건은 아이들이 명성을 원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그리고 변호사는 관심은 세상에서 가치있는 상품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TV, 스마트폰 등을 보면서 시간을 낭비하기에 가장 가치가 없는 상품이라고 말한다.
SNS의 발달로 스타들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 자기 자신과 다른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SNS에서 연기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면서 우리는 실제 본인의 모습이 자신이 원하는 모습과 다르니까 현실에 불만족하고 SNS에 빠져가고 있다. 변호사의 말처럼 이 사건은 우리가 주의하지 않으면 실제와 판타지의 경계가 불명확해져서 사람들 개개인이 실제 본인이 아닌 본인이 원하는 모습으로 정의되어야 한다고 점점 생각해질 거라고 경고해주는 일종의 신호와도 같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다큐멘터리에서 제일 불쾌했던 장면은 알렉시스의 리얼리티 쇼를 제작하는 제작진들이었다. 이들은 노골적으로 알렉시스가 절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었을 때 이 리얼리티 쇼는 성공하겠다고 생각했다며 인터뷰를 한다. 이뿐만이 아니라 경찰이 체포되었을 당시를 촬영하는 장면을 리얼리티 쇼에 내보내기 위해 가짜로 만들어서 해당 장면을 찍는다. 그 부분에 대해 다큐멘터리 제작진들이 물어보자, 엄청 웃으면서 잘 모르겠다고 하는데... 누가 봐도 다 기억하면서 비웃는듯한 웃음이 기억에 남는다.
사실 그 제작진들도 엔터업계에 있으니 명성을 쫓아가는건 당연하겠지만, 어느 정도의 선은 지켜야하지 않나 싶다. 알렉시스의 말처럼 그들도 그들이 본인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굉장히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결국 그들을 그 행동을 하게끔 부추긴건 우리 사회와 문화의 책임도 어느 정도는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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