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롭아웃, 피 한 방울로 세상을 바꾸려 하다
드롭아웃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8부작 드라마로, 디즈니 플러스 ott를 통해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재미있게 본 드라마이기도 하고, 디즈니 플러스의 명작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드라마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드롭아웃은 미국을 뒤흔든 1984년생, 엘리자베스 홈즈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연출된 부분이 있겠지만, 대부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야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엘리자베스 홈즈는 어렸을 때부터 똑똑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년시절,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가 망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걸 옆에서 지켜보면서 본인이 성공해서 집안을 일으켜야겠는 생각이 그녀의 뇌리에 강하게 박혀있는 듯합니다. 그리고 이때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유명해지기 시작하면서, 자신도 스티브 잡스처럼 되야겠다는 열망을 가지게 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똑똑했던 그녀는 스탠퍼드에 어렵지 않게 입학합니다. 아직 학생 신분인 그녀에게 집안을 일으키는 방법은 사업밖에 없었고, 아직 학생 신분이라서 돈을 벌지 못하는 현실이 초조하기만 합니다. 똑똑했던 그녀는 대학원생들이나 들어갈 수 있는 연구원실에 들어가고자 하지만 교수님으로부터, 대학원생으로부터 무시를 받습니다. 그러나 실력으로 교수님의 인정을 받아 연구실에 들어가게 됩니다. 교수님과 대학원생들과 연구를 진행하면서 그녀는 계속해서 자신의 연구를 생각해냅니다. 마침내 떠오른 아이디어. 한 방울의 혈액으로 질병을 검사하는 건 어떨까? 자신이 구상한 기계와 아이디어를 교수님한테 선보이고 교수님은 아예 불가능한 생각은 아니라고 조언을 해줍니다. 얼른 성공하고 싶었던 그녀는 스탠퍼드를 자퇴하고, 창업을 시작합니다.
자신의 친구들, 아는 교수님과 함께 창업을 시작해 그녀는 혈액검사기 에디슨 개발에 박차를 가합니다. 물론 프로토타입의 에디슨을 만드는데 시행착오는 많았습니다. 자퇴하고 남은 학비를 부모님께 투자받기는 했지만, 돈은 계속해서 떨어져 갑니다. 마침내 한 개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내고, 투자를 받기 위해 그녀는 에디슨의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스위스로 날아갑니다. 그런데 스위스로 날아간 기계가 고장을 일으킵니다. 발표전날, 호텔방에서 에디슨을 고쳐보려 하지만 결국 실패합니다. 그러나 당장 발표는 내일, 엘리자베스는 투자자들을 속이기로 결심합니다. 어차피 에디슨의 개발은 거의 끝났고, 이번은 운이 안 좋아서 고장 난 것이며, 연구실에서는 잘 작동되었다고 스스로를 정당화하며, 발표 당일에 에디슨이 정상 작동하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투자금을 모집합니다.
이렇게 거짓된 정보로 투자금을 모집하고, 더 많은 투자금을 모집해서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도록 그녀는 투자자와 이사회를 모집하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사업이 괜찮다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화려한 이사진들을 모집합니다. 스탠퍼드의 교수님, 미국의 유명 정치인 조지 슐츠까지 이사회에 영입하면서 그녀의 사업가도는 성공 가도를 달립니다. 지금도 그렇게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이렇게 사업이 유명해지기 시작할 때는 더 어린 나이기도 했던 그녀는 언론에서 인터뷰가 끊이지 않습니다. 미국의 수많은 토크쇼에 나가고, 당시 대통령이었던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전 대통령인 클린턴까지 모두 그녀를 칭송합니다. 이렇게 사업이 유명해지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연구가 뒷전이 되었습니다. 오로지 더 유명해지고 돈을 끌어모으는데만 집중하고 에디슨에 대해서는 점점 무관심해집니다. 그리고 본인도 에디슨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것을 알지만, 사람들에게는 당장 몇 년 뒤면 사용 가능하고, 심지어 미국 전역에 체인점을 갖고 있는 마트에 에디슨을 상용화하려 합니다. 심지어 일부 매장에서 완벽하지 않은 기계가 상용화되면서 환자들에게 엉터리 결과를 알려줍니다. 그리고 본인의 에디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다른 회사 기계를 구입한 뒤, 로고만 바꾸어 사용하는 등 이런 내용을 속이기 위해 회사의 모든 직원들을 엄격하게 관리합니다. 회사는 CCTV로 가득 차고, usb나 메일로 내부 정보가 밖으로 유출되는 것까지 전부 다 감시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되면서 초창기 직원들이 퇴사를 시작하고, 심지어 연구를 함께 했던 교수님은 이런 현실에 절망한 나머지 자살까지 하고 맙니다.
여기까지 왔을 때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초창기 목표를 잊어버린 듯 합니다. 죄의식도 없어 보이고요. 사실 그녀는 사회성이 일부 결여된 것처럼 묘사됩니다. 너무 천재여서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의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그녀는 사람과의 관계를 쌓는 것조차 힘들어 보입니다. 사람들을 대할 때, 자기가 본 사람들을 보고 똑같이 흉내 냅니다. 그렇게 이사회들을 속이고 수많은 사람들을 속입니다. 또한 그녀는 갈수록 스티브 잡스, 마크 주커버그 등 이런 유명한 사람을 따라 하는데 몰입합니다. 스티브 잡스처럼 같은 옷만 입고 말이죠. 처음에는 순수하게 혈액 검사기라는 기계를 만들어서 세상을 변화시키려 했을지 모르나, 갈수록 여자 스티브 잡스가 되는데 치중하는 모습입니다.
결국 그녀의 사업 아이템, 에디슨의 실체는 내부 고발과 언론사들의 취재로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연이어서 내부에서 증언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그녀의 꿈은 막을 내립니다. 그녀는 구속되고, 사업을 할동안 그녀의 옆에 있어줬던 그녀의 연인 발와니 역시 구속됩니다. 그리고 그녀는 증언을 할 때 이 모든 건 발와니가 시켜서 한 것이라며 연인의 탓을 합니다. 끝까지 그녀는 자신의 잘못에 대한 심각성을 모릅니다. 실제로 에디슨 기계로 인해 오진을 받은 환자가 생겼고, 이는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인데 이에 대한 자신의 잘못과 책임을 모르는 느낌입니다. 드라마 마지막에는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나오는데, 부디 그녀가 자신의 잘못의 무게에 해당하는 만큼의 죗값을 치르기를 바랍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연기 변신
엘리자베스 홈즈를 연기한 건 아만다 사이프리드입니다. 실제 이 드라마를 보면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연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겁니다. 실제 엘리자베스 홈즈가 저랬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기를 너무 잘합니다. 이 드라마 보고 궁금해서 엘리자베스 홈즈를 실제 찾아보았는데,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엘리자베스의 홈즈나 잡지, TV에서 나온 모습을 보고 연구를 많이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진짜 평소에 맘마미아, 레미제라블 등 아만다 사이프리드 나온 작품 많이 본 분들이라면 제발 드롭 아웃 한 번만 봐주시기를..
넷플릭스의 애나 만들기와 비슷한 결의 드라마로 애나 만들기도 재미있게 봤다면 드롭 아웃도 충분히 재밌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드롭 아웃 보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아껴서 봤습니다.
시도는 좋았으나, 너무 서둘렀던 엘리자베스
사실 엘리자베스의 아이디어는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처럼 병원 치료비, 검사비가 비싼 나라에서 혈액 한 방울로 질병을 검사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백만 달러짜리 아이디어가 아니었을까요. 그러나 엘리자베스는 너무 서둘렀습니다. 극 중 엘리자베스가 학생 시절, 한 여자 교수님에게 멘토를 요청하면서 자신의 사업 아이템을 자문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교수님은 대차게 이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일단 제대로 공부하고 연구를 시작해야 된다고 말합니다. 이런 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고 충고하면서 말입니다. 제가 볼 때는 그 교수님의 말이 맞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빠른 결과를 바라지만, 결과는 하루아침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점들이 모였을 때, 나중에 돌이켜 보면 그 점이 선처럼 연결되는 모습이 보일 때 자신의 노력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다시 한번 인생의 지름길은 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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