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스트 걸 얼라이브, 생존자임을 당당히 인정하는 밀라 쿠니스의 영화
넷플릭스의 새로운 신작 럭키스트 걸 얼라이브에 대한 리뷰입니다. (스포주의)
영화는 티파니(밀라 쿠니스)의 현재와 회상이 교차하면서 진행됩니다. 현재 티파니는 굉장히 잘나가는 집안의 잘생기고 직장도 번듯한 누구나 부러워할법한 남자와 결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본인 역시 뉴욕의 유명 잡지에서 잘나가는 기자죠. 영화 초반을 보면 티파니는 남의 시선을 굉장히 의식합니다. 본인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타인에게서 어떤 시선으로 비춰질까 늘 남의 시선을 의식합니다.
직장 상사가 뉴욕 타임스로 이직을 하면서 티파니의 꿈이기도 한 뉴욕 타임스로 함께 가자고 제안을 하지만, 남자친구는 자신이 유럽지사장을 제의받았다며 티파니에게 직장을 그만두고 본인과 함께 런던으로 가자고 제안합니다. 남자친구에게 이 사실을 말하자 남자친구는 뉴욕 타임스의 연봉을 듣고 무시하는데도 티파니는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속에서는 늘 욕설이 가득하지만 겉으로는 유쾌하고 지적인 여성의 모습을 연기하느라 늘 힘들어하는 티파니입니다.
남자친구와 결혼을 6주 앞두고 한 다큐멘터리 제작사가 티파니에게 인터뷰를 요청합니다. 사실 티파니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의 총기 테러 사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죠. 다른 생존자이자 희생자들은 다 인터뷰를 하는데 티파니는 인터뷰를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생존자 중 하반신이 마비된 한 남성은 티파니가 총기테러사건의 범인인 사람들과 티파니는 총기 테러 사건을 미리 알고 있었으며 오히려 범인이라고 티파니를 매도합니다. 티파니는 아무런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은채, 수많은 낯선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받습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제작진들은 티파니에게 이제 입장 표명을 할때라며, 다른 여성들을 위해 용기를 내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결국 다큐멘터리 인터뷰에 응하는 티파니. 그러나 인터뷰에서도 티파니는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지 않고 그냥 연기로 대답합니다.
사실 티파니는 총기 테러가 일어나기 전, 친구들 3명에게서 집단 강간을 당했습니다. 티파니는 싫다고 했지만 티파니의 의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티파니를 도와주러 한 선생님이 나서 교장선생님에게 이 사실을 말하고 경찰에 신고하려 하지만, 교장선생님은 티파니에게 거절의 의사표현을 한 것 확실하냐면서 오히려 배려없는 발언을 일삼죠. 10대의 어린 나이인 티파니는 겁에 질리고 결국 입을 다뭅니다. 그리고 오히려 티파니를 도와주려던 한 선생님은 해고를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티파니의 또다른 친구는 티파니의 강간 사실을 알게 되면서, 왜 나서지 않냐고 그건 올바르지 않다고 말합니다. 사실 그 친구의 다른 친구 역시 그 강간을 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지만 나서지 않고 침묵으로 묵인했죠. 이 친구는 이게 말도 안된다고 티파니에게 용기를 내야한다고 하지만, 이 사실이 엄마에게 알려지는게 죽기보다 싫은 티파니는 끝까지 아무 말 하지 않습니다.
티파니에게 침묵하지 않기를 종용한 친구와 강간을 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친구, 이렇게 두명은 결국 학교에서 총기 테러 사건을 일으킵니다. 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본인을 괴롭혔던 친구들이자 티파니를 죽이고자 했던 친구들에게 총을 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친구들은 총을 쏠 때, 마침 옆에 있던 티파니에게 너도 괴로우니 이 강간범에게 총을 쏘라고 권하기까지 하죠. 티파니는 거절하고 오히려 그 총기난사를 한 친구들에게 칼을 꽂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티파니를 강간한 소년들 중 두명은 죽고, 한명은 하반신 마비가 됩니다. 이 하반신 마비된 소년이 나중에 커서 티파니가 본인이 저지른 강간 사실을 먼저 말할까봐 티파니가 테러리스트들인 친구와 친했고, 이 범행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언론 플레이를 한 겁니다.
이 일을 목격한 다른 학생들은 소문을 이상하게 퍼뜨립니다. 티파니가 테러리스트들과 절친한 사이고 이 사건을 미리 알고 있으면서 방관했고, 희생자인 친구들과 테러리스트들인 친구들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쳤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티파니의 엄마는 티파니를 걱정하는게 아닌 본인의 평판을 걱정하고 그렇게 티파니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따돌림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이 분노를 아무한테도 털어놓지 않고 남들이 바라는 모습을 연기하며 살아가죠.
티파니는 이제 이 분노를 벗어나야겠다고 다짐하고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완성된 초본을 뉴욕 타임스로 이직하는 선배에게 전달하지만 "진실의 언저리에 있는 글은 충분치 않다"며 선배는 거절합니다. 그리고 티파니에게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말고 다시는 안 볼 사람에게 말할 것처럼 글을 써서 가져오라고 합니다.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 티파니. 티파니는 본인의 쌓여있던 분노를 터뜨리며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대한 글을 씁니다. 그리고 이 에세이는 뉴욕타임스에 실리게 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남자친구에게 말합니다. 남자친구는 이 사실을 꼭 이렇게 공개적으로 알려야 했냐며, 이미 가해자들은 다 죽고 한 명은 하반신 마비가 됐으니 실수에 대한 대가를 치룬 것 아니냐는 말을 합니다. 조용히 살아가고 있어서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굳이 왜 언론에 말해야 하냐며 화를 내죠.
티파니는 결국 결혼을 취소하고, 희생자로서 당당하게 언론에 나섭니다. 그리고 티파니의 에세이덕에 성범죄의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용기를 얻기 시작합니다. 이제 남의 시선에 당당한 티파니는 세상 밖으로 나서 피해자들에게 당신들은 잘못한게 없다며 위로해주고 영화는 마무리 됩니다.
밀라 쿠니스의 연기가 돋보이고 스토리도 탄탄한 영화
밀라 쿠니스.. 얼굴만 예쁜 줄 알았는데... 연기를 이렇게 잘했나 싶을 정도로 놀랐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스릴러인줄 알고 가슴 졸이며 봤는데, 아니었더군요..
내용이 너무 좋아서 찾아보니까 원래 소설 원작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성범죄의 피해자 입장을 그리는 영화나 드라마 중 최고는 "루머의루머의루머"가 아닐까 싶었는데, 이 영화 보고 나서 우열을 가릴 수가 없어졌습니다.
생각보다 내용이 너무 좋아서 영화 끝까지 엄청 순식간에 봤습니다. 성범죄의 피해자 입장을 잘 그리는 일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는 굉장히 피해자의 심리 묘사를 굉장히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옛날의 "루머의루머의루머"라는 드라마가 나왔을때, 이 드라마를 본 남성들은 여자들이 말하는 성희롱이나 성범죄가 저렇게 현실에서 비일비재한지 몰랐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요. 이 영화는 성범죄의 피해자를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시사하는 바가 많은 것 같습니다. 남자 입장에서는 강간을 한 가해자가 이미 하반신 마비가 됐으니 "실수"에 대한 대가를 치룬 것이고, 자신의 여자친구가 이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리는 게 못마땅해합니다. 이게 어떻게 보면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보편적인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실수"라는 생각이 드는지 묻고 싶네요. 그리고 그 가해자가 하반신 마비를 당한 상태에서도 피해자인 여성을 세상에 거짓말쟁이로 만드는데 이게 정말 분노를 참고 끝까지 살 수 있는 류의 일인가도 묻고 싶기도 하고요.
기대하지 않고 봐서 그런지 너무 재미있게 본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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