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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남자, 성차별을 유쾌하게 꼬집다

by 율무보리수수 2022.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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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남자와 여자의 상황이 바뀐다면

데미앙이라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남성 우월주의자로, 성희롱적인 유머가 센스가 있다고 생각하고, 수많은 여자들에게 치근덕 거리는 게 일상입니다. 데미앙은 그의 작가 친구와 함께 길을 걷다가 표지판에 머리를 세게 부딪힙니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표지판에 머리를 부딪히고 그다음 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집안이 달라졌습니다. 일단 옷장에 있는 옷부터 휘황찬란해졌고, 청바지는 다 사라졌으며 짧은 바지나 오색찬란한 셔츠, 평소라면 자기가 입지 않은 스타일의 옷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일단 출근은 해야겠으니, 대충 그나마 제일 평범한 옷을 걸치고 출근길에 나섭니다. 그런데 출근길도 뭔가 심상치 않습니다. 남자들은 짧은 바지를 입고 있으며 여자들의 시선이 대상이 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직 상황 파악을 못한 데미앙은 회사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회사 상황도 이상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본인이 어제 제안한 여자를 성희롱적인 앱이 반대로 남자를 성희롱하는 앱으로 바뀌어져 있고, 심지어 이 앱을 제안한 사람이 본인이 아닙니다. 그리고 분명 어제까지 자기 상사는 남자였는데, 남자 상사는 비서가 돼서 커피를 타서 가져다주고, 본인의 상사는 여자가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데미앙에게 성희롱적인 발언을 일삼습니다. 데미앙은 그렇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뺏겼다는 사실에 상사 앞에서 분노하고 그 자리에서 퇴사를 강요당합니다.

데미앙이 눈뜨고 다시 일어난 세상은 자기가 알던 세상과 많이 다릅니다. 180도 변해있죠. 여자가 남자보다 권력이든 모든 면에서 힘이 세고, 사람들한테 인기 있는 스포츠 경기는 여자선수들이 주도합니다. 맞벌이라도 집안일을 하는 건 남자들 몫입니다. 여자가 아이를 낳는 건 동일하지만, 이것은 여자가 남자보다 힘이 세기 때문에 자연의 섭리로 여자가 아이를 낳게 된 겁니다. 광고에 있는 여성성을 강조하는 모델들은 남성으로 다 바뀌어있고, 히잡을 쓰는 것도 차별을 받는 것도 모두 다 남성입니다. 심지어 바람을 피우는 것도 여성이 되고 이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건 남성이 되죠. 손톱을 관리하는 것도 가슴털부터 발가락에 있는 털까지 모든 털을 제모해야 하는 것도 남성의 몫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관리를 해야 사랑을 받는 것도 남성이 됩니다. 이것뿐 아니라 성차별을 반대하는 시위를 하는 것도 남성의 몫이 됩니다. 남자는 조신해야 하고, 성범죄의 대상이 되어도 당연한 세상입니다. 심지어 결혼을 할 때도 턱시도는 여자가, 흰색 드레스는 남자가 입습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반대가 된 세상 속에서 데미앙은 이렇게 세상이 반대로 변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작업을 걸어보려고 했던 알렉산드라라는 여자에게 호감을 느낍니다. 알렉산드라도 모든 여자들처럼 마초적인 여자지만, 데미앙의 말을 그나마 귀담아 들어줍니다. 이 부분에 호감을 느낀 데미앙은 알렉산드라에게 빠져듭니다. 사실 알렉산드라가 데미앙의 귀를 기울여준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극 중 알렉산드라는 작가인데 데미앙이 나타나기 전까지 슬럼프에 빠져 글을 못쓰고 있었죠. 그런데 현실과는 떨어진 남성주의를 외치는 데미앙을 만나고 알렉산드라는 글이 써지기 시작합니다. 둘은 점점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데미앙은 알렉산드라에게 청혼까지 하게 됩니다. 그런데 알렉산드라의 직장 동료가 우연히 만난 데미앙에게 알렉산드라는 유부녀라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사실 알렉산드라가 유부녀인 거는 맞지만 이혼처리만 안 했을 뿐 별거 중이었죠. 알렉산드라는 데미앙으로 인해 이혼신청까지 하려 하는데 그 타이밍에 데미앙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둘은 싸우게 됩니다. 그런데 다투다가 서로 머리를 부딪히고 잠시 기절을 하게 됩니다. 기절 후 깨어난 알렉산드라에게 펼쳐진 세상은 데미앙인 늘 말하던 세상입니다. 이렇게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성차별이 없어지는 그날까지

영화는 생각보다 굉장히 세심합니다. 남자와 여자의 상황이 바뀐 장면을 보여줄 때, 세상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여자가 받는 불합리함을 남자가 여자라면 어떻게 되는지 굉장히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가끔 성감수성이 떨어진 사람을 볼 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남성 과학자"라는 전단지가 나옵니다. 사실 우리는 살면서 어떤 업종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뛰어날 때 그 사람의 직업 앞에 "여성"이라는 단어를 보여줍니다. "여성 우주비행사", "여성 대통령", "여성 과학자", "여성 물리학자". 이런 것도 어찌 보면 차별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자면 당연한거고, 여자는 당연하지 않아서 직업 앞에 여성을 굳이 강조하는게 의문일 때가 있었는데, 이런 점까지 영화에서는 세심하게 보여줍니다.

사실 어찌보면 성차별이 없어지는 것은 힘들지도 모릅니다. 왜냐면 일상 속에 숨어든 남녀차별 요소는 너무나 당연하게 인식하는 것들이 많고 일부 사람들은 이런 게 너무 당연해서 성차별인지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이 영화를 통해 사람들이 이런 것도 성차별적인 요소였다는 것을 깨달을 때 세상은 점점 더 좋은 방향으로 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담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영화이며, 원래 감독이 단편 영화 형식으로 만들어서 유튜브에 업로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유튜브에서 인기가 너무 많아져서 넷플릭스가 장편 영화로 제작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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